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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도덕적 상상력을 읽고
이름 김진희 작성일 2017-03-24

추운 겨울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고구마를 까먹기도 좋은 계절이지만 그 동안 바빠서 놓고 있었던 책읽기도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혼자서 읽다보면 쏟아지는 잠을 주체하기 어렵고 나를 유혹하는 쉽고 재미난 것에 눈 돌리기 일쑤이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책읽기 모임에 여럿이 같이 하다보면 더 재미난 책읽기가 되고 내용도 더 이해되는 경험을 가지고 있었기에 2017년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1월부터 시작한 책읽기 모임에서 선정한 도서는 ‘존 폴 레더락’의 「도덕적 상상력」이었다.

혼자서는 웬만하면 읽지 않겠다는 짐작을 책 제목이 오롯이 보여주는 것 같았다. 책 표지에 그려진 그림도 꽤 인상적이었는데 여러 사람이 각기 다른 표정과 시선으로 무언가를 응시하는 장면은 궁금증을 자아내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 그림이 뜻하는 바를 대충 알아먹을 수는 있었으나 책이 전반적으로 나에게 던져주는 것은 감동과 모호성이었다. 평화를 지향하는 사람으로 갈등이 있는 곳에서 평화세우기를 할 때 어떤 마음과 자세를 가지고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지은이가 그동안 경험했던 것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 전반적인 내용이었다. 가나의 내전을 풀기위한 자리에서 힘없고 경험이 적었던 비족장 젊은이의 이야기, 와지르 소수의 여성이 전쟁을 멈추기 위해 했던 행동, 살인과 폭력이 난무한 콜롬비아에서 군대장에게 저항한 소작농의 진심어린 말 등에서 ‘도덕성 상상력의 실제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나에게 도덕적 상상력을 구체적인 언어로 설명하지 못하는 모호함을 낳았으나 감동의 물결은 크게 다가왔다.

도덕적 상상력은 현실세계의 과제를 뿌리에 두지만 갈등을 해결하는 여정에서 인생의 과제, 문제, 이슈를 이원적 틀로 구분하지 않는다. 현재 존재하는 것들의 범주를 넘어설 것을 요구한다. 폭력적인 양상과 순환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건설적으로 대응하고 창조적인 상상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그 과정에는 여러 사람을 연결하여 관계를 형성하고 다양한 것들을 수용하는데 거기에서 인간 스스로에게 있는 창의성과 진정성을 신뢰한다. 지도자나 특별한 기술을 가진 사람만이 아닌 모두를 포함한 그곳에서 거미줄이 거미를 짜듯 융통성 있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사지선다형 답지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하는지 정답이 선명하면 책 읽는 사람으로서 그것보다 편한 것은 없지만 평화세우기에 있어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놓치지 않고 항상 생각하고 통합하기를 멈추지 말라는 말처럼 들렸다. 표지그림에서 보여지는 시선에서 ,많은 질문을 던지는 우리의 모습과 시선을 겹쳐서 보는 것 같았다.

어려운 책이라 같이 읽으면서도 조는 경우도 있었지만 여럿이 같이 읽고 이야기하면서 나 혼자만 간직할 수 있는 내용을 폭넓고 더 감동적으로 가져오는 것 같아서 같이 참여한 선생님들에게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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